[2026 하드웨어 시장 심층 분석] Part 1. 시장 예상을 빗나간 RAM 가격 폭등과 데이터센터발 나비효과
예측을 비웃은 메모리 대란의 서막]
이 글은 앞으로 5회에 걸쳐 연재될 〈2026 하드웨어 시장 심층 분석〉 시리즈의 첫 번째 편입니다. AI 인프라 경쟁이 본격화된 2025~2026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향으로 흔들렸습니다. 특히 메모리 시장은 단 몇 달 만에 가격 구조가 완전히 뒤집히며, PC 사용자부터 기업까지 모두가 충격을 피할 수 없었습니다.
2025년 내내 안정적이던 DDR5 가격은 10월을 기점으로 폭등했고, 서버용 메모리 수요 급증은 소비자용 라인을 말려버렸습니다. 그 여파는 중고 시장, 나아가 구형 규격인 DDR4까지 연쇄적으로 번지며 전례 없는 ‘메모리 대공황’을 만들어냈습니다.
이번 Part 1에서는 RAM 가격 폭등의 기점,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촉발한 공급 붕괴, DDR4·DDR5 시장의 연쇄 반응, 그리고 중국 CXMT의 급부상까지—2026년 메모리 시장을 뒤흔든 핵심 변수를 깊이 있게 분석합니다.
이제, 5부작의 첫 장을 펼쳐봅니다.
1. 안정적이던 2025년 3분기, 그리고 10월의 충격
ChatGPT 등장 이후 AI 수요 폭발은 누구나 예상한 사실이었다. 그러나 2025년 1분기부터 3분기까지 PC 메모리 가격은 꽤 안정적인 보합세를 유지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이미 선반영되었고 기존 생산 라인으로 대응 가능하다고 믿었다. 하지만 평온했던 시장은 10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3분기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완벽하게 붕괴된다.이들이 2026년 데이터센터 구축 설비 투자 목표치를 기습 상향하면서,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거대한 HBM 및 고용량 서버용 RDIMM 긴급 주문이 쏟아졌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즉각 일반 소비자용 DDR5 라인을 셧다운 수준으로 줄이고 서버용으로 생산 능력을 긴급 전환해야만 했다.
2. 시금치 램 300% 폭등과 마비된 DDR5 중고 시장
이러한 공급 절벽은 국내 PC 부품 시세의 기준인 다나와 가격 추이에서 비현실적인 수치로 나타난다. 국민 램으로 불리는 기본형 DDR5 16GB 메모리는 2025년 8월경 단돈 7만 원대면 구매가 가능했다. 하지만 10월을 기점으로 수직 상승하더니 2026년 2월 현재 최저가 기준 33만 원에서 35만 원대라는 경이로운 가격표를 달고 있다. 불과 반년 만에 300% 이상 폭등한 것이다.
신품 가격 폭등은 중고 거래 생태계마저 파괴했다. 2025년 중순 5만 원대면 구하던 중고 DDR5 16GB 모듈은 현재 25만 원에서 28만 원대에 거래되며 400% 이상 폭등했다. 32GB 듀얼 채널을 14만 원에 구성하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램값만 70만 원에 육박하는 유례없는 대공황이다.
3. 선제적 감산이 쏘아올린 DDR4의 3단 폭등
구형 규격인 DDR4의 시세 변화는 더욱 극적이며 선행적이었다. 한국 메이저 제조사들은 HBM 라인 확보와 더불어, 후술할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DDR4 저가 물량 공세를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DDR4 생산을 대폭 감산했다. 이로 인해 이미 2025년 중순부터 DDR4 신품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고, 이는 고스란히 중고 시세를 1차적으로 밀어 올렸다.
여기에 10월 DDR5 가격 폭등 사태가 터지자, 신형 플랫폼 구축에 부담을 느낀 대기 수요가 DDR4 시장으로 쏟아져 들어오는 2차 충격이 발생했다. 메이저 제조사의 감산으로 물량이 마른 상태에서 수요가 폭발하자, DDR4 신품과 중고 시세 모두 DDR5의 폭등세에 덩달아 치솟는 3단 콤보가 완성되었다. 과거 2만 원에서 3만 원대에 굴러다니던 중고 DDR4 16GB는 시장에서 씨가 말랐고 현재는 부르는 게 값이 된 상황이다.
4. 중국 창신메모리(CXMT)의 무서운 추격: DDR4 양산 안정화와 DDR5 수율 확보
현재 글로벌 RAM 공급망을 뒤흔드는 가장 큰 변수는 중국 창신메모리(CXMT)다. CXMT는 이미 19nm 공정을 통한 DDR4 양산 수율을 90%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자국 내수 시장의 레거시 수요를 완전히 잠식했고, 글로벌 시장에도 저가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한국 기업들이 DDR4 라인을 서둘러 닫고 HBM과 DDR5로 도망치듯 전환한 핵심 이유가 바로 이 CXMT의 DDR4 양산 안정화 때문이다.
더욱 위협적인 것은 DDR5 시장 진입이다. 초기 낮은 수준의 처참한 수율로 평가받던 CXMT의 17nm 기반 DDR5는 2025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수율 80% 선을 돌파하며 본격적인 양산 궤도에 올랐다. 삼성과 SK하이닉스가 수익성 높은 HBM과 서버용 제품에 몰두하며 일반 소비자용 DDR5 시장을 비워둔 사이, CXMT는 8000Mbps급 고클럭 DDR5와 LPDDR5X 제품군까지 쏟아내며 메인스트림 시장의 빈집을 공격적으로 털고 있다.
[마무리]
2025년 10월 빅테크의 기습적인 투자 상향으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며 소비자용 DDR5 공급이 끊겼고, 제조사들의 선제적 감산 여파로 인해 구형 규격인 DDR4마저 연쇄 폭등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최소 2026년 하반기까지 글로벌 메이저 제조사들이 소비자용 PC 메모리 캐파를 다시 늘릴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유일한 시장 안정화 변수는 중국 CXMT의 17nm DDR5 물량이 언제 글로벌 유통망에 풀리느냐다. CXMT가 글로벌 시장의 가격 상한선을 부수기 전까지는 램 70만 원 시대라는 기형적인 가격대가 굳어질 확률이 높다.
예고편]
다음 주 [Part 2. SSD 시장의 발작: eSSD 블랙홀과 족쇄 찬 양쯔메모리(YMTC)]에서는 1TB NVMe 가격 폭등의 원인과 기형적으로 양극화된 SSD 시장 생태계를 집중 해부합니다. 블로그를 북마크해 주시면 가장 빠르게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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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RDIMM vs HBM 한눈 비교
| 구분 | RDIMM | HBM |
|---|---|---|
| 정식 명칭 | Registered DIMM | High Bandwidth Memory |
| 한글 의미 | 등록형 메모리 모듈 | 고대역폭 메모리 |
| 기본 목적 | 안정성·대용량 확장 | 초고속 데이터 전송(대역폭) |
| 구조 | 메모리 모듈에 레지스터(버퍼) 포함 | DRAM을 수직 적층 + 인터포저 연결 |
| 연결 위치 | CPU 메모리 슬롯(DIMM 소켓) | GPU/가속기와 같은 패키지 |
| 장점 | 대용량 구성 가능, 신호 안정성 높음 | 매우 높은 대역폭, 전력 효율 우수 |
| 단점 | 약간의 지연 증가, 비용 상승 | 제조 복잡·비용 높음 |
| 주 사용처 | 서버, 워크스테이션 | GPU, AI 가속기, HPC |
| 비교 대상 | UDIMM, LRDIMM | GDD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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