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의 자리에 없는 자 — 최태원과 황의 치킨 회동을 둘러싼 상징
[이 글은 어디까지나 지난 25년 10월 29일에 있었던 엔비디아 황회장의 깐부치킨 체인점에서의 회동을 유머의 소재로 삼은 것임을 사전에 밝힙니다] 1. 치맥의 밤, 깐부의 상징 2025년 10월 29일 저녁, 서울 강남의 한 깐부치킨 매장에 낯익은 얼굴 셋이 마주 앉았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삼성전자의 이재용, 현대차그룹의 정의선. 한국 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대표하는 이름들이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한 명이 없었다. SK그룹의 최태원 회장이다. 그 빈자리가 이 회동을 단순한 ‘치맥 모임’ 이상으로 만들었다. 2. ‘깐부’의 언어 ‘깐부’는 단순한 친구가 아니다. 서로의 구슬을 합쳐 함께 놀던, 이익과 손해를 함께나누던 공동 운명체를 뜻한다. 이재용과 정의선, 그리고 젠슨 황이 깐부치킨에 모였다는 사실은 "우리는 같은 팀이다"라는 상징적 선언처럼 읽혔다. AI 반도체, 전장(電裝), 로봇과 모빌리티 — 세 사람의 산업영역은 서로 맞물린 퍼즐이었다. 3. 최태원의 부재는 단순한 우연인가 그렇다면 왜 최태원은 이 자리에 없었을까. SK는 명실상부한 한국 반도체 2위 그룹이며,AI 인프라, 배터리, 통신까지 그 영향력은 결코 작지 않다. 그럼에도 황의 ‘깐부 명단’에서 그의 이름은 빠져 있었다. 이는 단순히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의 방향, 전략의 중심축이 어디로 옮겨가고 있는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4. 엔비디아가 찾는 깐부의 조건 젠슨 황은 단순한 CEO가 아니다. AI 시대의 ‘실리콘 제왕’이라 불리며,그의 관심은 누가 가장 빠르게 AI 생태계를 물리적 세계로 확장시킬 수 있는가에 있다. 삼성은 HBM 메모리와 반도체 제조,현대차는 자율주행·전장·로봇으로 AI의 ‘활용’ 영역을 대표한다. 그 둘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는 것만으로도, 황은 자신의 기술 제국을 물리적 현실과 연결시킬 ‘한국형 깐부’를 확보한 셈이다. 5. SK의 AI, 그러나 다른 언어 최태원의 SK는 AI를 이야기하지만, 그 중심은 데이터...